다이어트를 결심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식단부터 찾습니다. 저도 그랬습니다. 운동을 얼마나 할지보다, 생활을 어떻게 바꿀지보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부터 정하려고 했습니다. 문제는 식단을 한 번 정하고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. 조금만 효과가 느린 것 같으면 다른 식단을 찾아봤고, 누군가 더 빨리 빠졌다는 이야기를 보면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이 틀린 것처럼 느껴졌습니다.
“이 식단도 아닌가?”
돌이켜보면 저는 살을 빼기 위해서라기보다,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식단을 바꾸고 있었습니다.
1. 왜 식단을 계속 바꾸게 되었을까
처음에는 단순했습니다. 야식을 줄이고, 과식을 피하는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. 하지만 다이어트 정보를 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. 저탄수, 간헐적 단식, 고단백, 하루 한 끼 같은 방식들이 끊임없이 눈에 들어왔습니다. 각각의 식단에는 늘 성공 사례가 붙어 있었고, 그럴 때마다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이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. 결국 식단을 바꾼 이유는 더 나은 선택을 해서가 아니라, 불안을 견디지 못해서였던 것 같습니다.
2. 식단을 바꿀수록 더 흔들렸던 이유
아이러니하게도 식단을 바꿀수록 마음은 더 불안해졌습니다.
무엇을 먹어도 “이게 맞나?”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, 계획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모든 걸 망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.
식단이 점점 복잡해질수록 다이어트는 생활이 아니라 하루하루 통과해야 하는 시험처럼 변했습니다.
이 시점부터는 체중보다도 내 상태가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.
3. 효과보다 먼저 무너졌던 것
살이 빠지느냐 마느냐보다 더 먼저 무너진 게 있었습니다. 바로 기준이었습니다. 어제는 괜찮았던 음식이 오늘은 불안해졌고, 조금 전까지 문제없던 식사가 다음 순간에는 후회가 되었습니다. 식단을 바꿀수록 ‘내가 뭘 기준으로 먹고 있는지’가 점점 흐려지고 있었습니다. 그때부터 다이어트는 몸 관리가 아니라 자기 검열에 가까워졌습니다.
4. 멈춰야겠다고 느낀 순간
어느 날 식사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 “이건 살을 빼는 과정이 아니라, 나를 계속 의심하게 만드는 구조 같은데?”
그 순간 깨달았습니다. 문제는 식단의 종류가 아니라, 식단을 대하는 나의 방식이라는 걸.
그래서 더 좋은 식단을 찾는 대신, 식단을 바꾸는 걸 멈추기로 했습니다.
5. 그래서 내가 정리한 기준
식단을 멈춘다는 건 아무렇게나 먹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. 대신 기준을 다시 세웠습니다.
- 이 식사가 내 일상에서 계속 가능한가?
- 실패했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인가?
- 이 방식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는 않는가?
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효과가 좋다는 식단이라도 더 이상 시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.
6. 지금은 이렇게 하고 있다
지금도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. 다만 예전처럼 조금만 흔들려도 모든 걸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.
체중 변화는 느릴 수 있지만, 생활은 훨씬 안정되었습니다. 그리고 그 안정감이 결국 다이어트를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힘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.
이 글은 어떤 식단이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. 다만 식단을 계속 바꾸고 있는데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다면, 방법을 더 찾기 전에 기준부터 돌아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.
이 글은 정답이 아니라, 한 사람의 시행착오 기록일 뿐입니다. 혹시 여러분도 식단을 바꿀수록 더 혼란스러워졌던 경험이 있다면,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.
'다이어트 일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살이 안 빠질 때, 내가 가장 먼저 의심했던 것 (0) | 2026.02.12 |
|---|---|
| PT vs 혼자 운동, 돈보다 크게 달랐던 한 가지 (0) | 2026.02.12 |
| 다이어트 정보가 오히려 독이 되는 순간들 (0) | 2026.02.11 |
| 단백질 섭취, 많이 먹을수록 좋은 건 아니었다 (1) | 2026.02.11 |
| 내가 홈트 대신 헬스를 선택한 이유 (0) | 2026.02.10 |